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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프라이는 정말 프랑스 음식일까? 감자튀김의 놀라운 기원

by 식섭 2025. 6. 24.

감자튀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 바로 **프렌치프라이(French Fries)**입니다. 이름만 보면 프랑스에서 유래한 전통 요리 같지만, 이 간단한 감자 요리에 얽힌 역사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음식의 이름과 기원을 둘러싼 이야기는 의외로 논란이 많고 흥미진진합니다.

 

목차

  1. 프렌치프라이라는 이름의 의미
  2. 프렌치프라이의 조리법은 어디서 왔을까?
  3. 감자의 유럽 전파와 초기 반응
  4. 최초의 감자튀김은 스페인 or 벨기에?
  5. '프리덤 프라이' 논란과 프랑스의 반응
  6. 감자튀김, 누구의 음식인가?

1. 프렌치프라이란 이름, 프랑스어일까?

'French'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프랑스의'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영어권에서는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예컨대 요리에서 ‘to french’는 고기를 가늘게 썰거나 뼈를 발라내는 기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French Fries’는 꼭 프랑스산 감자튀김이 아니라, 가늘게 자른 감자를 튀긴 음식이라는 뜻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2. 프랑스식 요리로서의 감자튀김?

감자튀김을 프랑스 요리라고 보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18세기 말,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프랑스 대사로 근무하던 시절 감자튀김을 맛보았고, 이를 미국으로 가져와 만찬에서 '프랑스 방식으로 튀긴 감자'라며 소개한 일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French Fried Potatoes’라는 표현이 생겨났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프렌치 프라이드 포테이토'라는 단어가 처음 문헌에 등장한 시점은 1894년, 제퍼슨 사망(1826년) 이후입니다. 지금과 같은 '프렌치프라이(French Fry)'라는 짧은 형태도 20세기 초인 1918년부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3. 감자는 원래 유럽 작물이 아니었다

감자는 남미 안데스 지역, 특히 페루와 볼리비아 고원지대에서 약 2000년 전부터 재배되었습니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남미를 탐험하면서 감자를 유럽으로 가져왔는데, 처음엔 외형이 낯설고 흉하다는 이유로 외면받았습니다.

감자가 유럽 각지로 퍼지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성경에 언급되지 않은 식물이라는 이유로 재배를 꺼리기도 했습니다. 아일랜드 가톨릭교도들은 성수를 뿌려 감자를 정화한 뒤에야 먹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4. 감자튀김의 진짜 고향은 벨기에?

프렌치프라이의 원조에 관해서는 벨기에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힙니다. 17세기 후반 벨기에 노점상들이 **‘프리테(Frites)’**라는 이름으로 감자튀김을 판매한 기록이 있으며, 프랑스에서 '폼므 프리트(Pommes Frites)'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된 것은 1840년대 이후입니다.

감자가 유럽에 처음 전해진 경로가 스페인이라는 점에서 스페인을 원조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상업적으로 가장 먼저 감자튀김을 판매한 나라는 벨기에라는 것이 많은 역사학자의 의견입니다.


5. '프렌치프라이'는 자유를 위협했나? – 프리덤 프라이 논란

2003년, 미국 하원 의회 구내식당에서는 프랑스의 이라크전 반대 입장에 반발해 메뉴 이름을 ‘프렌치프라이’에서 **‘프리덤 프라이(Freedom Fry)’**로 변경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주미 프랑스 대사관은 “프렌치프라이는 프랑스 음식이 아니라 벨기에 음식”**이라는 성명을 내며 응수했습니다. 이 일화는 프렌치프라이의 실제 유래가 프랑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6. 결론: 프렌치프라이는 누구의 것일까?

프렌치프라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정작 프랑스가 원조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남미에서 시작된 감자가 유럽에 도착해, 벨기에에서 튀겨지고, 미국에서 이름을 얻은 복잡한 여정을 통해 지금의 프렌치프라이가 탄생한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상 음식에도 이렇게 흥미로운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다는 점은 참 놀랍습니다. 다음에 감자튀김을 먹을 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