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질환입니다. 그런데 평생을 뇌 연구와 환자 치료에 바쳐온 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면 어떨까요?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바로 그런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자 데니얼 깁스 박사는 의사로서 수많은 치매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했지만, 결국 본인 역시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고 투병하게 됩니다.
그는 두려움에만 머물지 않고, 남은 삶을 준비하며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투병기가 아니라, 삶을 긍정하는 태도와 액티브 에이징의 실천법을 전해줍니다.
목차
- 치매 진단의 시작 – 작은 전조 증상에서 현실이 되기까지
- 인지 예비능의 힘 – 뇌의 버퍼 공간이 주는 방어력
- 두 가지 전략 – 현대 의학과 생활 습관의 병행
- 운동과 식단 – 뇌를 위한 최고의 약
- 뇌 자극과 사회 활동 – 인지 예비능을 지키는 방법
- 음악과 기억 – 치매 속에서도 살아남는 감각
- 환자가 된 의사의 사명 – 경험을 사회와 공유하다
-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 –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차이
1. 치매 진단의 시작 – 작은 전조 증상에서 현실이 되기까지
깁스 박사는 어느 날 꽃 냄새가 잘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후 빵이나 향수 냄새 같은 환각 냄새가 불쑥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고위험군 유전자 APOE4를 두 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결국 60대 초반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확정받았습니다. 의사였던 그는 질환의 경과를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더 큰 두려움과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인지 예비능의 힘 – 뇌의 버퍼 공간이 주는 방어력
깁스 박사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입니다. 이는 평생 공부하고 뇌를 사용한 습관 덕분에 뇌가 손상되더라도 다른 회로가 대신 작동하는 ‘버퍼 공간’ 같은 개념입니다. 덕분에 그는 진단 이후에도 오랫동안 큰 기능 저하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깁스 박사는 인지 예비능을 “정신을 밝히는 예비 발전기”라고 비유하며, 뇌를 평생 꾸준히 쓰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3. 두 가지 전략 – 현대 의학과 생활 습관의 병행
깁스 박사는 두 가지 길을 선택합니다.
- 현대 의학의 길: 신약 임상시험 참여, 항체 치료제 투여
- 생활 습관의 길: 운동, 식단, 뇌 자극, 사회 활동, 수면 관리
그는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해 임상 시험에 자원했지만, 약물 부작용으로 큰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패가 아니라 배움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생활 속에서 병의 진행을 늦출 방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했습니다.
4. 운동과 식단 – 뇌를 위한 최고의 약
깁스 박사는 “알츠하이머 진행을 50% 늦추는 약이 있다면 기적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약은 이미 존재한다. 바로 운동이다.” 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유산소 운동은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절반으로 줄이고, 초기 환자의 인지 저하를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식단 역시 중요한 축입니다. 그는 지중해식 식단과 DASH 다이어트를 결합한 MIND 식단을 실천했습니다. 통곡물, 녹색 채소, 베리류, 견과류는 늘리고, 단순당과 정제 곡물, 포화지방은 줄이는 방식입니다. 이는 대사 건강을 지켜 치매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5. 뇌 자극과 사회 활동 – 인지 예비능을 지키는 방법
깁스 박사는 과학 논문과 의학 저널을 읽고, 추리소설과 십자말 풀이를 즐기며 뇌를 끊임없이 자극했습니다. 또한 친구, 동료와의 모임을 적극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연구에서도 뇌 건강을 지키는 3대 요소로 인지 활동·신체 활동·사회 활동이 꼽히는데, 그는 이를 모두 실천한 셈입니다.
6. 음악과 기억 – 치매 속에서도 살아남는 감각
깁스 박사는 젊은 시절 밴드에서 활동했던 음악가였습니다. 알츠하이머 진단 이후 피아노로 돌아와 매일 연주를 이어갔습니다. 그는 음악을 통해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추억, 젊은 시절의 순간들을 되살렸습니다. 흥미롭게도 음악 능력은 치매가 진행되어도 비교적 오래 보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은 그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기억을 이어주는 다리이자 위로였습니다.
7. 환자가 된 의사의 사명 – 경험을 사회와 공유하다
깁스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학계와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의학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알렸습니다. 치매에 대한 편견을 깨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일에 앞장섰습니다.
8.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 – 작은 변화가 만드는 큰 차이
깁스 박사가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 하루 30분 더 걷기
- 새로운 것 배우기
- 뇌를 불편하게 만드는 도전 이어가기
-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감 늘리기
-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치매와 노화를 늦추고, 삶의 질을 높이는 액티브 에이징 전략이 됩니다. 깁스 박사는 “나중에 하겠다”라는 태도가 위험한 도박이라고 말합니다. 가능한 빨리, 오늘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론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는 단순한 투병기가 아닙니다. 환자가 된 의사의 생생한 기록이자, 앞으로 치매와 노화를 준비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메시지입니다.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앓고 있지만, 깁스 박사는 여전히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붙들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
작은 변화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듭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치매 예방 전략이자, 삶을 긍정하는 길일 것입니다.